퇴직금 계산기
민수 씨는 3년 8개월 다닌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이직할 곳도 정했고, 남은 건 퇴직금 정산뿐이었다. 대충 머릿속으로 계산해 봤다. 월급 350만 원 × 3.7년이면 약 1,300만 원. 그런데 퇴사일에 통장에 찍힌 금액은 1,120만 원이었다. 180만 원이 모자랐다. 인사팀에 따지듯 물었더니 돌아온 설명은 낯선 단어 투성이었다. “평균임금이 기본급 기준이 아니라서요. 그리고 세금도 원천징수됐습니다.” 민수 씨처럼 퇴직금을 ‘월급 × 근속연수’로 단순하게 계산했다가 실망하는 사람이 많다. 정확한 금액은 퇴직금 계산기로 미리 확인하는 게 상책이다.
퇴직금은 근속 1년을 채운 근로자가 퇴사할 때 받는 법정 보상이다. 계산 공식 자체는 단순하다. 하지만 ‘평균임금’이라는 복병과 세금, 그리고 근속기간 계산 방식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예상과 어긋나기 쉽다. 이 글에서는 퇴직금이 정확히 어떻게 계산되는지, 어디서 돈이 새는지, 퇴사 전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를 샅샅이 풀어본다.

퇴직금 공식은 단순하다: 30일분 평균임금 × 근속연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르면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으로 계산한다.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 × (근속연수)
여기서 1일 평균임금은 퇴사 직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퇴사 전 3개월간 총 1,050만 원을 받았다면, 1일 평균임금은 1,050만 원 ÷ 92일 = 약 114,130원이다. 여기에 30을 곱하면 342만 원 정도가 1년치 퇴직금이 된다.
| 월급 (3개월 평균) | 1일 평균임금 | 근속 1년 | 근속 3년 | 근속 5년 |
|---|---|---|---|---|
| 250만 원 | 약 81,500원 | 약 245만 원 | 약 734만 원 | 약 1,223만 원 |
| 350만 원 | 약 114,100원 | 약 342만 원 | 약 1,027만 원 | 약 1,712만 원 |
| 500만 원 | 약 163,000원 | 약 489만 원 | 약 1,467만 원 | 약 2,446만 원 |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다. 실제 평균임금은 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포함되므로 월급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계산은 퇴직금 계산기에 퇴사 전 3개월 급여를 입력하는 게 빠르다.
평균임금의 함정: 무엇이 들어가고 무엇이 빠지나
민수 씨가 180만 원을 덜 받은 첫 번째 이유는 평균임금에 있었다. 그는 기본급만으로 계산했지만, 실제 평균임금에는 상여금과 고정 수당이 포함된다. 반대로 생각하면, 상여금이 많은 달이 3개월 산정 기간에 포함되면 평균임금이 올라가고 퇴직금도 늘어난다.
- 포함되는 것: 기본급, 고정 상여금(정기상여금), 직책수당·자격수당 같은 고정 수당, 연차수당 중 정기적으로 지급된 부분
- 제외되는 것: 실비 변상 성격의 돈(출장비, 식대 실비), 임시로 지급된 격려금, 개인연금 회사지원금
- 주의할 것: 상여금은 3개월분으로 나눠서 포함한다. 연 600만 원 상여금을 받았다면 3개월 평균임금 계산에는 150만 원이 들어간다.
또 하나 중요한 장치가 있다. 산정된 1일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으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한다. 야근이 많은 달에 퇴사하면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높아질 수 있고, 반대로 휴직 직후 퇴사하면 평균임금이 낮게 나와 통상임금 기준이 적용되기도 한다. 어떤 기준이 유리한지는 퇴직금 계산기로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해 보는 게 확실하다.

1년 미만이면 0원? 계속근로기간의 비밀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발생한다. 11개월 29일 일하고 그만두면 법정 퇴직금은 0원이다. 하루 차이로 수백만 원이 갈리는 셈이다. 그래서 퇴사를 고민 중이라면 입사일과 퇴사 예정일을 달력에 놓고 근속기간을 정확히 계산해 봐야 한다.
계속근로기간은 입사일부터 퇴사일까지의 달력상 기간이다. 수습기간도 포함되고, 육아휴직 기간도 포함된다. 다만 개인 사유로 쉰 무급휴직 기간은 제외될 수 있다. 1년을 넘긴 뒤부터는 월 단위로 비례 계산한다. 3년 8개월이면 3 + 8/12 = 3.67년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실수하기 쉬운 대목이 있다. “1년만 채우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1년 1개월 만에 퇴사하는 경우다. 퇴직금은 발생하지만 금액이 한 달치 월급 정도에 불과해 기대에 못 미친다. 반대로 2년 11개월 차라면 한 달만 더 버텨 3년을 채우는 게 유리하다. 퇴사 시점을 한 달 앞당기거나 늦추는 것만으로 수백만 원이 달라질 수 있으니, 퇴직금 계산기로 시나리오별 금액을 비교해 보고 결정하자.
DB형 vs DC형: 당신의 퇴직금은 어디에 있나
요즘은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 이때는 퇴직금 대신 퇴직연금으로 받는다. DB형(확정급여형)은 회사가 운용하고 퇴사 시점에 위의 공식대로 계산된 금액을 보장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일반 퇴직금과 체감이 비슷하다.
DC형(확정기여형)은 다르다. 회사가 매년 연봉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명의 계좌에 넣어주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한다. 퇴사 시점의 계좌 잔액이 곧 퇴직금이다. 잘 운용하면 법정 퇴직금보다 많이 받을 수 있지만, 방치하면 수수료만 나가고 원금만 남는다. DC형 가입자라면 퇴직연금 계좌를 1년에 한 번은 들여다보자.
| 구분 | DB형 | DC형 |
|---|---|---|
| 운용 주체 | 회사 | 근로자 본인 |
| 수령액 결정 | 퇴사 시점 공식으로 확정 | 적립금 + 운용 수익 |
| 장점 | 금액이 확실하다 | 잘 굴리면 더 받는다 |
| 주의점 | 임금피크제 시 불리할 수 있다 | 방치하면 수익이 안 난다 |
어떤 유형인지 모른다면 인사팀이나 퇴직연금 사업자(은행·증권사)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DC형인데도 계좌를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잔액과 수익률을 체크하자.

퇴직금에도 세금이 붙는다
민수 씨가 덜 받은 두 번째 이유는 세금이었다. 퇴직금은 퇴직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 다행히 퇴직소득세는 일반 소득세보다 부담이 훨씬 가볍다. 근속연수공제라는 큰 공제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근속연수공제는 근속연수에 따라 일정 금액을 과세 대상에서 빼주는 제도다. 5년 이하는 연 100만 원, 10년 이하는 100만 원 + 초과연수 × 200만 원, 20년 이하는 더 큰 금액이 공제된다. 여기에 환산급여공제까지 적용되면 실제 세금은 생각보다 적다. 3년 근속에 퇴직금 1,000만 원이라면 세금은 수십만 원 수준에 그친다.
다만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로 받지 않고 바로 현금으로 받으면 세금을 그 자리에서 떼인다. IRP로 이체하면 과세를 이연시킬 수 있고,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율이 30~40% 감면된다. 당장 목돈이 급하지 않다면 IRP 수령을 고려해 보자. 세전·세후 수령액을 비교할 때는 퇴직금 계산기의 세후 금액 표시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퇴직금 중간정산, 해도 될까?
급전이 필요할 때 퇴직금을 미리 당겨 쓸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퇴직금은 퇴사할 때 한 번에 정산하는 것이고, 중간정산은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 파산 선고 같은 사유가 대표적이다.
중간정산을 받으면 그 시점까지의 근속기간은 리셋된다. 10년 일하다 중간정산을 받으면, 이후 퇴직금은 정산일 다음 날부터 다시 쌓인다.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으니, 퇴직금 계산기로 중간정산 전후의 총 수령액을 비교해 보고 신중히 결정하자. 특히 주택 구입 목적이라면 디딤돌대출 같은 정책자금이 더 유리한 경우도 많다.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근로자라면 퇴직금 계산 방식을 꼭 확인해야 한다. 임금이 깎인 뒤 3개월 평균으로 계산하면 퇴직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행히 법은 임금피크제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을 경우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도록 보호 장치를 두고 있다. 인사팀의 설명이 석연치 않다면 퇴직금 계산기로 직접 계산해 보고, 노동청 상담까지 염두에 두자.
퇴사 전 챙겨야 할 퇴직금 체크리스트
- 퇴직금 계산기로 예상 수령액을 미리 계산한다.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중 유리한 기준을 확인한다.
- 입사일과 퇴사 예정일로 계속근로기간을 정확히 계산한다. 1년, 2년, 3년 경계에 있다면 시점 조정을 검토한다.
- 퇴사 전 3개월 급여에 상여금이 포함되는지 확인한다. 포함되면 퇴직금이 올라간다.
- 미사용 연차가 있다면 연차수당으로 정산받는지, 아니면 퇴사 전 소진할지 결정한다.
- DB형인지 DC형인지 확인한다. DC형이라면 계좌 잔액과 수익률을 점검한다.
- IRP 계좌를 미리 만들어 둔다. 퇴직금을 IRP로 받으면 세금을 이연할 수 있다.
- 퇴직금 정산서(또는 퇴직연금 지급 명세서)를 받아 계산 내역이 맞는지 대조한다.

민수 씨는 뒤늦게 퇴직금 계산기로 다시 계산해 보고 나서야 정산이 정확했다는 걸 알았다. 미리 알았더라면 180만 원의 행방을 궁금해하며 속 끓일 일도 없었을 것이다. 퇴직금은 당신이 일한 시간의 대가다. 받을 권리를 정확히 아는 것부터가 퇴사 준비의 시작이다. 퇴사를 앞두고 있다면, 지금 바로 계산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