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계산기
민지가 권고사직 통보서를 받은 건 화요일 오후 3시였다. 4년 2개월 다닌 회사였다. 팀장이 건넨 봉투 안에는 위로금 얘기와 함께 “실업급여는 고용센터에서 받으시면 돼요”라는 말이 들어 있었다.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민지는 휴대폰으로 실업급여 계산기를 열었다. “도대체 내가 얼마를 받을 수 있는 거지?” 월급 280만 원 받던 그녀에게 이 숫자는 다음 석 달의 생활비 전부였다.
이 글은 민지의 경우를 따라가며 실업급여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얼마를 몇 달 동안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신청할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함정이 무엇인지를 정리한 것이다. 숫자만 대충 알고 싶은 분은 위의 실업급여 계산기에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과 고용보험 가입기간을 입력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실업급여는 이렇게 계산된다: 평균임금의 60%
실업급여(정식 명칭은 구직급여)의 하루 지급액은 퇴직 전 3개월간 받은 평균임금의 60%다. 민지의 경우를 계산해 보자. 퇴직 전 3개월 임금이 각각 280만 원, 280만 원, 290만 원이었다면 평균임금은 약 283만 원, 하루 평균임금은 약 94,333원이다. 여기에 60%를 곱하면 하루 약 56,600원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루 지급액에는 상한과 하한이 있다. 상한액은 1일 66,000원,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다. 민지의 56,600원은 상한 안에 들어가므로 그대로 받는다. 반면 월급이 500만 원이던 과장은 하루 평균임금의 60%가 10만 원을 넘지만, 상한 때문에 66,000원만 받는다. 반대로 임금이 낮았던 분들은 하한선 덕분에 최소 금액이 보장된다. 실업급여 계산기는 이 상한·하한을 자동으로 반영하니 직접 계산하다 헷갈릴 일이 없다.
| 구분 | 금액 |
|---|---|
| 지급 기준 |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의 60% |
| 1일 상한액 | 66,000원 |
| 1일 하한액 | 최저임금의 80% |
얼마나 오래 받을 수 있나: 소정급여일수 표
금액만큼 중요한 게 기간이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기간과 퇴직 당시 나이에 따라 120일부터 270일까지 받을 수 있다. 민지는 4년 2개월 가입, 30대이므로 180일에 해당한다. 하루 56,600원 × 180일이면 총 약 1,019만 원이다.
| 고용보험 가입기간 | 30세 미만 | 30~49세 | 50세 이상 |
|---|---|---|---|
| 1년 미만 | 120일 | 120일 | 120일 |
| 1년 이상 3년 미만 | 150일 | 150일 | 180일 |
| 3년 이상 5년 미만 | 180일 | 180일 | 210일 |
| 5년 이상 10년 미만 | 210일 | 210일 | 240일 |
| 10년 이상 | 240일 | 240일 | 270일 |
표에서 보듯 가입기간이 1년을 채우지 못하면 120일만 받는다. “조금만 더 다닐 걸” 하는 후회가 나오는 대목이다. 단, 같은 회사에서 1년을 못 채웠더라도 이전 직장의 가입기간을 합산할 수 있으니 이직이 잦았던 분들은 꼭 합산 기간을 확인하자.

수급 자격: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돈을 받으려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첫째, 퇴직 전 18개월 중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80일 이상일 것. 둘째, 비자발적으로 이직했을 것 — 권고사직, 계약만료, 정리해고가 여기에 해당한다. 자발적 퇴사는 원칙적으로 안 되지만, 임금체불이나 괴롭힘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가 인정된다. 셋째, 근로 의사와 능력이 있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할 것.
민지는 세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권고사직은 비자발적 이직이고, 가입기간도 4년이 넘었다. 많은 분들이 두 번째 조건을 오해한다. “회사에서 나가라고 해서 나왔는데 자진퇴사서 썼어요” 같은 경우, 서류상 자진퇴사가 되면 실업급여가 막힐 수 있다. 권고사직이라면 반드시 권고사직 확인서를 받아 두자.
신청 절차: 퇴사 다음 날부터 이렇게 움직이자
퇴사 후에는 고용센터 방문이 첫 단계다. 워크넷에 구직등록을 하고, 고용센터에 수급자격 인정 신청을 한다. 이후 1~4주간의 대기기간을 거쳐 실업인정을 받으면 급여가 지급된다. 실업인정은 보통 2주 또는 4주 단위로 고용센터에 출석하거나 온라인으로 구직활동 내역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구직활동은 형식적인 게 아니다. 입사지원, 면접, 직업훈련 수강 같은 실질적인 활동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그냥 놀면서 받으면 되겠지” 생각했다가 실업인정이 거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성실히 구직활동을 하면 조기재취업수당을 받을 수도 있다. 실업급여 수급 중 취업하면 남은 급여일수의 일정 비율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5가지 실수
첫째, 퇴사 사유를 대충 처리하는 것. 위에서 말했듯 자진퇴사로 처리되면 자격 자체가 날아간다. 둘째, 평균임금 계산을 잘못하는 것. 상여금이나 수당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니 실업급여 계산기에 입력하기 전 급여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하자. 셋째, 신청 시기를 늦추는 것. 퇴사 후 바로 신청하지 않으면 수급 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 넷째, 구직활동을 소홀히 해서 실업인정이 거부되는 것. 다섯째, 반복수급 감액 규정을 모르는 것. 5년 이내에 3회 이상 수급하면 급여액이 최대 50%까지 깎인다.
민지는 퇴사 다음 주에 고용센터를 찾았고, 구직등록과 수급자격 신청을 마쳤다. 하루 56,600원씩 180일. 총 1,019만 원의 버팀목이 생긴 셈이다. 그녀는 지금 자격증 공부와 구직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통보서 받았을 땐 앞이 캄캄했는데, 금액이 딱 정해지니까 계획이 서더라고요.” 실업급여는 운이 아니라 제도다. 조건만 맞으면 당연히 받을 수 있는 권리이니, 해당된다면 미루지 말고 확인해 보자.
구직활동, 어떻게 인정받을까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에는 정해진 주기마다 고용센터에 구직활동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인정되는 활동은 입사지원, 면접 응시, 직업훈련 수강, 창업 준비 활동 등이다. 단순히 구인 사이트를 둘러본 것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민지는 2주마다 워크넷을 통해 입사 지원 내역 2건과 온라인 직업훈련 수강 기록을 제출했다. 실업급여 계산기로 금액을 확인한 뒤에는 이 구직활동 계획을 세우는 게 다음 순서다.
구직활동을 소홀히 하면 실업인정이 거부되고 해당 기간의 급여를 못 받는다. 반대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 조기재취업수당이라는 보너스가 있다. 수급 기간의 절반 이상을 남기고 취업하면 남은 급여의 일정 비율을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다. 빨리 취업할수록 유리한 구조인 셈이다.
계약만료와 권고사직, 뭐가 다른가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는 부분이다. 계약직으로 일하다 계약이 만료된 경우, 재계약을 원했는데 회사가 거부했다면 비자발적 이직으로 인정된다. 본인이 재계약을 거부했다면 자발적 퇴사가 된다. 권고사직은 회사가 먼저 나가라고 권유한 경우로, 확인서만 있으면 수급 자격에 문제가 없다. 어떤 경우든 퇴사 사유를 증명할 서류는 꼭 챙기자. 말로만 “권고사직이었다”고 하면 나중에 다툼이 생긴다.
세 가지 경우로 보는 실업급여 모의 계산
실업급여 계산기에 숫자를 넣어 보면 감이 확 온다. 경우 1: 월급 250만 원, 가입기간 2년, 30대. 하루 평균임금 약 83,333원의 60%는 50,000원. 150일간 총 750만 원. 경우 2: 월급 350만 원, 가입기간 6년, 40대. 하루 약 70,000원의 60%는 42,000원… 잠깐, 계산이 이상하다? 아니다. 월급 350만 원이면 하루 평균임금은 약 116,667원이고 60%는 70,000원이다. 상한 66,000원을 넘으므로 66,000원을 받는다. 210일간 총 1,386만 원. 경우 3: 월급 450만 원, 가입기간 12년, 50대. 역시 상한에 걸려 하루 66,000원, 270일간 총 1,782만 원.
보이는가? 월급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상한 때문에 더 이상 늘지 않는다. 그래서 고소득자일수록 실업급여의 체감 보장률은 낮아진다. 반대로 저소득자는 하한선 덕분에 최소 생활비가 보장된다. 자신의 경우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실업급여 계산기로 직접 확인해 보자.
이런 경우엔 어떻게 되나
육아휴직 후 퇴사했다면? 육아휴직 기간도 고용보험 가입기간에 포함될 수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아르바이트를 병행 중이라면? 소득이 발생하면 실업급여가 감액되거나 정지될 수 있으니 반드시 신고하자. 해외 취업을 준비 중이라면? 국내 구직활동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실업급여 계산기는 금액을 알려주지만, 이런 개별 상황은 고용센터 상담원과 꼭 상의하자.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세 가지
첫째, 위의 실업급여 계산기에 퇴직 전 3개월 임금을 입력해 예상 금액을 확인하자. 둘째, 고용보험 가입기간을 합산해 소정급여일수를 가늠해 보자. 셋째, 퇴사 사유 관련 서류를 챙겨 두자. 금액이 정해지면 막연한 불안이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뀐다. 민지도 그랬다. “얼마를 몇 달 받는지 아니까, 그 안에 뭘 해야 할지가 보이더라고요.”

